감사와 다른 정서의 관계
감사와 다른 정서의 관계
신경과학자 크리스티나 칸즈는 감사와 나눔이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른 정서와의 관계는 어떤지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감사와 부채의식
감사와 부채의식은 중첩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둘은 별개의 감정입니다. 심리검사 문항에 보면 ‘사람들이 잘해주는 것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항이 있습니다. 이 문항에 ‘예’라는 답변을 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습니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겠지만 꿍꿍이 속이 있어서 선의를 베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우리 마음에서는 감사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연구 결과에서도 자신의 잇속에 도움이 되기에 호의를 베풀었다고 의심할 때보다 선한 의도로 도움 준 것이라고 생각할 때 감사 감정이 월등이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선의를 베푼 사람이 보상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표현할수록 받는 이의 감사는 줄어들고 부채의식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엄마 아빠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뒷바라지 해주는데 공부만 하면 되는 너희들은 얼마나 편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아니? 감사해야지 불평하면 안 되는거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혹은 “내가 바람을 피기를 해, 도박을 하기를 해! 나 정도면 정말 괜찮은 남편 아니야?”라는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은 감사한 마음이 올라오지 않을 것입니다. 위의 경우는 극단적인, 반감을 일으키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세심하게 신경써주고 헌신해주는 것이 느껴지는데 만족스러워하지 않고 더 이상의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경우, 혹은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이 느껴져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 우리는 그 선의가 감사로 느껴지기 보다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부채 의식은 증가합니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빛지는 것도 싫고 타인이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싫은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 경우 타인의 선의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과도한 책임감이 선의일 때 나타나는 일일수도 있겠지만, 말을 듣고 싶지 않은,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불편함이 너무 싫기에 완벽을 추구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것이 옳으니까, 좋으니까!에 빠져 자기 중심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감사보다 피해의식을 자주 느끼고 있다면, 잠시 멈춰 주변과 상황을 돌아보고 조화를 이루며 감사를 느낄 수 있는 접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피해를 입는 것도 싫고 피해 주는 것도 싫다는 말 속에는 세상과 연결되지 않고 고립 되기로 했어! 라는 말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 타인에게 피해주는 사람이 될까봐 늘 노심초사 하고 불안해하며, 타인의식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현재에 대한 인식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와 인정(人情), 공감
우리는 사회적으로 타인과 함께 어울어져 살아갑니다. 타인에게 영향을 받고 나를 발전 시키려고 하는 의도, 동기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와 관련된 정서는 고양감, 감사, 동경이 있습니다.
고양감은 기분, 정서 상태가 올라가는 느낌으로 이는 친사회적, 결속력을 높이고자 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감사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과 관련 되며, 동경은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갖게 합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이 감정들도 서로 긴밀히 상호작용하며 우리를 성숙하고 지혜롭게 만들어줍니다.
감사는 무엇인가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적 연결감을 느끼는 것과 관련됩니다. 어떤 사건을 보았을 때, 어떤 사람, 어떤이의 행동, 어떤 물건을 보았을 때 이면의 따스함이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감사, 경외감, 고양감을 느낄 수 있고 이것이 삶의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것에 담겨있는 그 마음을 인정하고 감사를 느끼는 것은 우리사 사는 삶을 재인식 하게 도와줍니다. “인정(人情) 에서 나온 감사는 내가 받은 사랑과 유익이 얼마나 큰지를 인식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주는 삶의 안정감을 느끼는 큰 힘들 갖고 있습니다.” 그 사랑과 유익의 원천이 사람이든, 신이든, 타인의 수고이든 간에 내가 그렇게 보호받고 있다는 것, 누리고 있다는 것, 안전할 수 있도록 돕는 세상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한 실험 연구에서는 인정(人情)과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를 알아보았습니다. 다른 성격 요인들을 통제 했을 때, 인정(人情)은 삶의 만족을 높인다는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물론 성격적으로 타인의 행동 이면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공감과 연민이 발달하신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석적, 논리적 성격 특성은 인정(人情) 파악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상황, 대화 이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것, 도움이 되는 것인데 부족하다면 보완하고 양육해 나갈 때 우리의 삶의 질, 안정감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논리적, 이성적 사고는 오해와 의심을 불러 일으키게 되기도 하며, 그렇기에 상대의 선한 의도 파악에 둔감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억울함, 분노, 피해의식과 두려움 속에서 오랜 시간 더욱 완벽함을 추구하며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긍정정서, 기분이 좋아진다.
많은 연구에서 감사 실천, 행복감, 삶의 만족의 상관관계를 조사했고 연구 결과 높은 상관을 나타내는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감사는 낙관성, 기쁨, 쾌감, 열정 등의 다른 긍정적 정서와도 높은 상관을 보였습니다.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한 연구에서는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활동을 하는 그룹과 감사 편지를 쓰고 전달하는 활동을 하는 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의 행복감 증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감사 편지를 수행한 집단의 행복감이 훨씬 더 증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감사를 표현한 후 더 행복해졌고, 우울감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효과는 한달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감사 편지와 감사 일기는 정말 손쉬운 행복 증진의 방법이지만 실행하고 지속하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신이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다면 감사 일기나 편지를 쓰는 것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 편지나 일기를 12주간 지속했을 때 정신 건강 상태는 월등히 좋아집니다.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고 불안과 우울 증상이 줄어들고 타인과의 관계가 호전되며, 삶 전반에 대처 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감사 글쓰기는 세상, 타인과 자신에게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비난하고, 자책하고, 원망하고 부족함을 한탄하는 것은 즐거운 일도 긍정적인 일도 아닙니다. 더 준비해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하고, 대비해야 하며, 이는 곧 불안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두려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고려해 볼 때, 참 힘들고 고난스럽게 느껴지고, 도와줄 사람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때, 고립감, 소외감을 느끼게되며 더욱 우울해하고 불안해하는 일상을 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 일기와 감사 편지는 긍정정서 단어를 많이 연상하고 쓰게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긍정적인 단어를 쓴다고 꼭 정신건강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단어에 묶이는 것으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큽니다. 우리 뇌는 부정적인 것에 민감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부정적인 단서가 포착되면 그것은 지속적인 생각의 회로 속에 갇히게 됩니다. 그러며 더욱 견고해지고 잠재의식으로 만들어져, 결국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인 활성화되게 됩니다. 이는 우리 삶의 에너지를 끌어내리는 ‘독이 되는 정서’를 만들어 내게 되는데, 코카콜라의 흰 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주문과 같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주문을 외우는 것 보다 긍정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잠재의식을 재구성하는 것이 훨씬 더 지혜로운 선택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