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보면 이전에 경험했던 일로 인해 다음 수행에서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됩니다.
사실 우리 삶에 불안과 두려움은 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게 됩니다. 마음챙김에서는 이 불안과 두려움은 우리가 경험한 것 이외에도 유전자에 새겨진 조상들의 경험, 사회 문화적으로 학습된 것 등을 포함한다고 하니 우리는 인식하든 못하든 하루에도 수 차례의 불안, 두려움, 긴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오전 마음챙김 수련을 하는 중 메스꺼움이 올라와 의도했던 수련 시간보다 일찍 수행을 마쳤습니다. 명상 수행에서는 그 느낌 속으로 들어가 움직임을 관찰하라고 했지만 도저히 더 함께하는 것이 어려워 그만 두었는데 그런 후 이 증상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차병원에서 근무하시는 박천일 선생님의 마음챙김 소개의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그 글에서는 암 치료 중 항암치료에서 많은 분들이 경험하시는 메스꺼움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이었습니다. 반복되는 항암치료에서 오심(메스꺼움)을 경험하는 이들이 많으며, 그들 중 상당 수의 환자분들이 미리 염려하게 되어 다음 치료에 앞서 미리 오심을 경험(예측성 오심, anticipatory nausea)하기도 하고 생각만 해도 그 경험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보다 편안하게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으로 마음챙김을 이용한 이완요법을 실시한 결과 예측성 오심이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삶의 많은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마음챙김의 유용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시험을 앞두고 이전 시험 결과에서 나쁜 결과가 자꾸 떠올라 대장증상을 경험하게 되기도 하고, 반복되었던 부부싸움에서 놀라고 당황했던 감정,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떠올라 미리 염려하고 회피하게 되기도 하고 학생들의 경우 따돌림을 받았던 경험의 영향으로 비슷한 친구, 비슷한 상황을 접하게 될까봐 두려워하거나 그런 유사성이 포착되면 얼어붙고 극심한 두려움, 당시 경험한 어려운 감정 속으로 들어가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사소한 작은 것부터 아주 큰 트라우마까지 불안한 마음, 두려운 마음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데요.
삶 속으로 들어가 모든 자극을 맞이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를 회피하기 보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전 경험에서 놀란 마음은 치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마음챙김을 통해 미리 앞선 불안, 두려움, 고통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챙김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마음챙김을 할 수 있는 조용하고 안전한 공간(방해받지 않는)으로 이동합니다.
핸드폰에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잠시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셔도 좋습니다.
편안하게 앉아 척추 뼈를 하나씩 얹어놓는다 생각하며 깊게 호흡합니다. 머리는 약간 뒤로 고개는 아래를 향하게 하고 양 어깨와 팔의 긴장감은 모두 풀어 허벅지에 자연스럽게 올려 놓습니다.
부드럽게 눈을 감고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호흡합니다.
코를 통해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같은 속도로 내뱉습니다.
반복하며 몸의 긴장된 곳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코끝으로 들어오는 숨과 나가는 숨에만 주의를 기울이며 마음이 차분해질 때까지 호흡합니다. (약 3분)
이제 어려운 감정이 올라왔던 상황, 그 대상을 마음에 떠올려 봅니다.
주변이 어떠했는지, 대상의 표정은 어떠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떠올려 봅니다.
이때 그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어렵다면 다시 호흡으로 주의를 돌리거나 외부 소리에 주의를 돌려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며 안정감을 찾은 후 다시 시도해도 좋습니다.
그 곳에 잠시 머무르며, 그 상황에서든, 그 대상에게든 올라왔던 감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살펴봅니다.
압도되는, 억울한, 어이없는, 불안한, 반감이 올라오는.... 서운함, 서러움....
다양한 감정이 있었을 것이고 복합적으로 여러 감정이 섞여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감정에 잠시 머무릅니다.
(10분간 아래 내용을 수행합니다.)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마음으로 되내입니다.
불안, 불안, 불안이 있구나.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이 있구나.
잠시 그 감정이 있음을 인정하고 함께 머무릅니다.
마음 속 파동의 변화, 감정의 변화가 어떠한지 관찰해봅니다.
만일 그 감정이 너무 크다면 다시 호흡, 외부 소리, 신체 감각이 느끼는 것으로 주의를 옮기고 감정이 잦아들어감을 바라봅니다.
그 순간 자신에게 필요했던 것이 무엇인지, 어떤 도움, 바램이 무엇이 있었는지 떠올려 봅니다.
당신이 그렇게 힘들게 느낄 수 없었던 당신 자신에 대한 믿음, 기대, 신념은 무엇이 있었는지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자신을 보듬을 수 있는 말이 무엇인지 떠올려 봅니다.
누군가는 실수하면 안돼, 널 모두가 비웃을꺼야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픔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면, 전과 같이 난 고통에 빠질꺼야, 난 평생 그 고통을 다시 만난기 싫어...
당신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그 저항과 두려움, 피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합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이야기 해줍니다.
괜찮아...
지나갔어...
충분히 괜찮아...
이제 편안한 곳으로 옮겨가도록 합니다.
자상하고 따스한 대상, 신뢰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 혹은 좋아하는 장소나 부드러운 음악소리, 풍경 그 어떤 것이든 당신을 편안하고 안정되게 할 수 있는 것을 떠올려 봅니다.
그 곳에서 깊이 호흡하며,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있는 당신을 느껴봅니다.
이제 호흡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코로 들어가는 숨과 나오는 숨에 주의를 기울여 봅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나의 존재감, 내 안의 감정, 에너지 수준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느껴봅니다.
깊은 호흡을 몇 차례 반복한 뒤 준비가 되었을 때 천천히 눈을 뜹니다.
나마스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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